이갑재(본지 명예회장. 지방의원 5선)

우리 하동은 예부터 체육 강군으로 명성이 높았다. 우리 군 출신으로 국가의 명예를 더 높였던 조재기(유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강만수(배구) 국가대표 감독, 이기식(양궁) 현 미국 국가대표 감독, 강선경 (핸드볼) 북경 아시안게임 금메달 리스트, 이진호(테니스) 세계선수권대회 참가, 유태경(육상) 북경 아시안게임 은메달 리스트, 한현희(야구)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리스트, 이정근(레슬링) 세계선수권 대회 은메달리스트, 전광인(배구) 인천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 정민수(배구) 인천 아시안게임 동메달 리스트 등의 전, 현 국가대표 출신들이 우리 지역과 국가를 빛낸 하동이 배출한 선수출신들이다.

경남도에는 도청 소속의 역도와 창원시청 소속의 레슬링, 의령군의 궁도 등 총 54개의 실업팀이 운영되고 있는데 현재 우리 하동에는 타 시, 군에는 다 있는 실업팀이 하나도 없다.

여기저기서 엘리트 체육의 모순이 불거지면서 생활 체육이 강조되어 그럴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어떤 제도 모순의 심화와 그 제도의 존재 여부는 서로 별개의 문제이다.

비리 정치인이 있다고 정치가 불필요하다고 말할 수 없지 않은가.

생활 체육은 생활 체육대로 그리고 엘리트 체육은 엘리트 체육대로 다 그 가치가 있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 하동에도 조속히 체육 실업팀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우리 삶과 사회에 있어서의 체육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만큼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바쁜 일상 때문에 종종 이를 간과하고 있다.

먼저 체육은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호연지기를 키우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생들에게는 공부가 중요하기에 공부만 강조하다 보면 학생들의 건강을 해 할 우려도 있고, 정신적으로도 심약해질 우려가 크다.

그렇게 공부만 하는 아이들을 ‘샌님’이라고 무시했던 경험들은 누구에게나 한 번씩은 다 있을 것이다.

과거 우리 선조들도 ‘문무겸비’를 인재 양성의 제 1의 기준으로 삼았다.

반드시 ‘무(武)가 체육이라 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무(武)와 체육에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

게다가 사회인의 경우에도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체육은 필수적이다.

이상이 생활 체육의 중요성이라면 스포츠가 사회에 끼치는 중요성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스포츠는 사회에 대한 소속감과 그 구성원들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그 사회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프로 스포츠나 월드컵과 올림픽 등의 경우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주업을 가지면서 건강 유지를 위해 하는 생활 체육으로는 이런 세계적, 전문적 스포츠의 장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이런 스포츠의 장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문 체육 즉 엘리트 체육의 양성이 절실하다.

체육이 이런 두 상반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생활 체육 때문에 엘리트 체육이 무시되어서도 안 되고 엘리트 체육 때문에 생활 체육이 무시되어서도 안 된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생활 체육은 체육의 저변을 확대해서 엘리트 체육의 목적을 보다 용이하게 달성하게 한다.

즉 생활 체육과 엘리트 체육은 상호배타 관계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일본에서도 생활 체육을 강조하다 올림픽 성적이 저조해지자 2008년부터 ‘내셔널 트레이닝 센터’를 설립했고 또 2015년에는 스포츠 청(廳)을 새로 신설한 뒤, 2016년 리우 올림픽부터 뚜렷한 성과를 내서 그동안 뒤처졌던 한국 스포츠를 따라잡았다.

한국에서는 엘리트 체육의 모순을 부각시키면서 생활 체육에 치중하느라 점점 스포츠의 내리막길을 걷는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그런 점에서 하동군도 군민정서에 부합하는 실업팀을 조속히 창단하여 우리군의 위상정립과 지역홍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하동도 스포츠 실업팀이 있어야 각급 학교에서 키운 전문 선수들을 타 시도나 군에 빼앗기는 일 없이 엘리트 체육의 연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 스포츠, 문화 등의 각 분야에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다는 이들 각 분야에서 고른 발전이 있어야 제대로 된 건강하고 건전한 사회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