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경문왕 때 의관을 만드는 신하가 홀로 아는 비밀을 평생 말하지 않다가 죽게 될 때 임금님 귀는 당나귀의 귀라고 대나무밭에 가서 고함을 질렀다 한다.

그 후로 바람이 불면 대나무 밭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가 나고 도성에까지 소문이 퍼지게 되었고 임금님도 이 소문을 알게 되어 대나무를 모두 베어 버리도록 하고 산수유를 심게 하였다.

그 후로는 바람이 불면 임금님의 귀는 길다라는 소리가 났다고 한다.

이 구전이 사실인지는 몰라도 그 때는 임금님을 거슬리게 하는 비밀을 감히 말한다는 자체가 있을 수 없었던 일이 것이다.

​그런데 지난 해 12월에 우리나라 국회에서 이상한 일이 있었다. 많은 국민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듯 하다.

사실인 즉선 코로나 정국을 틈타 국회의원 과반을 넘는 여당이 5.18왜곡처벌법을 통과 시켰다는 것이다.

지금같은 스마트 정보시대에도 그런 법 제정이 가능하구나 하는 생각에 법을 공부한 필자로서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제정 당시 일부 야당의 반발은 있었다지만 국회의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면 법이 만들어 지는 것이기에 과연 이런 법을 만드는 데 찬성했던 여당의원들이 국민의 기본권이 무었인지 알기나 했을까?

알았다면 기본권을 염두에 두고 법을 만든 것인지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천안함 왜곡처벌법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는 유신정권의 긴급조치9호를 방불케 한다고 하는 사람도 많다. 긴급조치 9호에는 헌법을 비방하거나 사실을 왜곡하거나 정권을 비방하면 1년이상 징역에 처할 수 있었다.

반민주적이라며 4년후 폐지 되고 말았지만 5.18왜곡처벌법 역시 5.18을 잘못 말하거나 비방하면 5년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필자 역시 5.18 자체를 비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법까지 만드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고 분개할 노릇이다.​

우리 국민은 저번 총선 때 여당이 과반수가 넘을 것인지 잘 몰랐을 것이다. 넘는다고 하더라도 이런 결과가 오리라는 것까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법률은 국가 안전보장을 위해서 최소한에 한해서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의 기본원칙도 잘 모르는 국회의원들이 정파에 치우쳐 뭣도 모르면서 다수의 힘으로 밀어 부친 것이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젠 그 누구하나 입도 뻥끗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거리에 걸려 있는 플랭카드속 북한 김정은 사진이 비에 맞는다고 울부짖는 북한 인민들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 간다.

​자유대한민국마져 이같이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가 되고 있다는 현실이 가슴 아플 뿐이다.

상식이란 무엇일까? 정상적인 일반인이 가지고 있어야 하는 지식과 이해,판단력, 사리분별을 말한다.

그래서 서구학자들은 상식이야 말로 도덕과 철학의 근원이라고도 하였다.

예전부터 이런 말을 듣곤 하였다.

어른도 몰라보고 위아래도 없이 무례한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을 망나니 같다하기도 하고 몰상식한? 이라고 하였다.

우리 사회 역시 상식이 통하지 않은 채 마구 흘러 간다면 몰상식한 사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사회상규라는 말도 상식에서 나오는 것이고 이치나 합리성뿐만 아니라, 법률 역시 상식을 근거로 해서 만들어 진다 할 것이다.

법(法)은 한자로 보면 물水(수) 변에 갈去(거) 자가 합쳐진 것이다.

법이라는 것은 물이 아래로 흐르듯 이치나 상식에 맞게 만들어져야 하고 누구나 평등하게 적용해야 할 것인데 우리 현실이 가연 그런가?

특히, 요즘 입법과정을 살펴보면 상식이나 이치에 맞지 않는지도 간과한 채 보좌관들이 여기저기 베껴와서는 짧은 머리로 마구 법률안을 만들어 발의하는 것이 부지기수이다.

우리가 경제활동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개혁하고 가급적 규제를 없애야 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국민의 생활을 자유스럽게 하려면 법률을 마구 만들어 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법률 역시 국민 입장에서는 규제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법 적용 또한 고무줄 잣대가 만연되고 있다.

자유민주국가 즉 법치국가라면 법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하는데 내편인 경우엔 눈치 살피며 감싸고 봐줄 틈만 찾고 있는 반면 내편 아니다 싶으면 먼지까지 털어내는 데 혈안이 되고 있다.

사법판단 역시 양심은 어디다 두었는지 대법원장이 여당눈치 보는 세상이 되었고 1심이든 2심이든 한결 같을 수는 없지만 정치성향에 따른 판결을 노골적으로 하는 세상이니 심한 말 같지만 소위 공산당 빨갱이가 하는 것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제는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아니라 유권무죄, 무권유죄가 되고 있다. 운동권 좌파들이 자기들이 운동장을 기울게 해놓고서는 언론 탓이나하니 기막힐 노릇이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아직도 바람불면 임금님의 귀는 길다고 소리 나는듯 하다.